분당 양지마을 재건축의 뜨거운 감자, '제자리 재건축' 갈등 심화
분당 양지마을 재건축 사업이 첫 단추부터 삐걱거리고 있는데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되면서 주목받았던 이곳이 조합원들 간 '자리 싸움'으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역세권과 조망권이 좋은 위치에 살던 주민들이 "원래 자리를 지키겠다"며 '제자리 재건축'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요.
과연 이 문제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제자리 재건축'이란 무엇인가?
제자리 재건축이란 기존 단지나 아파트가 재건축된 후에도 원래 살던 자리와 가깝게 입주하길 원하는 재건축 방식을 말합니다.
이런 요구가 나오는 이유는 간단해요.
같은 단지 내에서도 위치에 따라 입지 조건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죠.
전철역까지의 거리, 조망권, 공원 인접성 등이 달라지면 아파트 가치도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분당 양지마을에서는 특히 수인분당선 수내역에 가까운 금호1단지 주민들이 "우리는 역세권이고 공원 뷰가 좋으니 원래 자리를 보장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반면 통합 재건축 추진위는 "설계 최적화를 위해 전체 재배치가 필요하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양지마을 갈등의 핵심, '위치'와 '분담금'
분당 양지마을은 6개 단지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인데요, 지난해 12월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되면서 재정비 사업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선도지구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수내역 역세권으로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갈등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위치'이고, 둘째는 '정산 방식'이에요.
역세권과 조망권이 뛰어난 동에 사는 주민들은 재건축 후에도 기존과 비슷한 위치에 새 아파트를 배정받길 원합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선도지구 신청 당시 체결된 합의서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어요.
합의서에는 '기존 각 단지가 위치한 블록을 기준으로 우선배정권을 배정해 조합원 분양 신청 권한을 부여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금호1단지 주민들로 구성된 양지마을재건축정상화위원회는 "제자리 재건축과 통합정산"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양 등 다수의 주민들은 "통합 재건축과 통합정산"을 원하거나, 만약 제자리 재건축을 한다면 "독립정산제"를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요.
제자리 재건축이 어려운 현실적 이유
통합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제자리 재건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여러 단지가 하나로 묶이는 통합재건축 방식에서는 효율적인 단지 설계를 위해 재배치가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합의서에 우선배정권이 언급되어 있지만, 실제 시행 여부는 향후 전체 회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실제로 합의서에는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사업시행자가 지정된 후 토지 등 소유자의 전체 회의를 통해 시행 규정으로 확정하기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더 복잡한 문제는 대지 지분 구조입니다.
양지마을은 6개 단지로 구성돼 있는데, 일부 단지는 서로 다른 아파트와 땅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어요.
1단지 금호아파트는 금호·청구 주상복합아파트, 3·5단지 금호한양아파트와 같은 땅을 공유했고, 5단지 한양아파트도 한양 주상복합아파트 등과 대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특정 단지만 기존 위치에 새 아파트를 짓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갈등 심화의 또 다른 요인, '풀베팅' 논란
양지마을 갈등에는 또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바로 선도지구에 선정되기 위해 장수명 주택 인증, 공공기여 등을 최대로 설정한 이른바 '풀베팅' 전략이죠.
이는 사업이 구체화될수록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은 "선도지구 선정 당시에도 풀베팅하지 않으면 지정이 힘들겠지만, 과연 그렇게 선도지구에 지정되는 게 이득인가라는 의문이 많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럼에도 "이미 선도지구로 지정된 상황에서 사업 지체는 주민 모두의 손실로 다가올 수 있는 만큼 빠른 사업 진행이 중요하다는 데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갈등 해결의 열쇠,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갈등이 분당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통합재건축의 특성상 다른 1기 신도시 재건축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통합재건축에서는 기존 거주지와 같은 위치에 신축 아파트를 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설계를 최적화하고 용적률을 극대화하려면 배치 변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재건축 관련 전문가는 "아직 본격적인 사업 절차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벌써 자리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며 "재건축이 진행될수록 추가적인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합니다.
또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반발이 커지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와 지자체도 갈등 조정을 위한 중재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결국 재건축은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감정과 재산권이 얽힌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입지, 감정, 재산권 보호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있어 주민 간 합의가 매우 어렵고, 합의 실패 시 통합 무산 및 재건축 지연 가능성이 큽니다.
미래 부동산 시장을 준비하는 현명한 방법
분당을 시작으로 앞으로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첫째, 재건축 사업의 진행 과정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주민 간 갈등이 심한 지역은 사업 지연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재건축 후 단지 배치도와 계획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좋은 위치에 있다고 해서 재건축 후에도 같은 자리를 보장받는 것은 아니니까요.
셋째, 통합재건축의 경우 정산 방식(독립정산 vs 통합정산)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분담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지금 바로 내 주변 재건축 단지의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해보세요. 복잡한 재건축 과정을 이해하고 준비한다면, 미래의 부동산 가치 변화에 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을 거예요!